plogue - 모두가 모두와 연결되는 세상.
1970년 체코에서 내어난 내가 어렸을 때는 TV조차 먹통이었다. 암담할 정도로 오락거리라곤 없는 10대를 보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 창의력을 키우는 것이었다.
유튜브는 유명인의 개념과 자격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가식적으로 보이던 기존 스타들과 달리,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다양한 성향의 스타들이 등장했다. 모두에게 맞춰진 엔터테인먼트의 인기는 시들해지고, 수십억의 사람들이 오직 자신의 관심과 흥미에 따라 시청하고 있다.
유튜브라는 새로운 플랫폼에서 성공을 거둔 선구자들을 나는 스트림펑크라고 부른다.
유튜브를 통해 놀라운 일들을 이루어 낸 재능있는 크리에이터와 기업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
1장. 스트림펑크의 부상 -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계급을 소개합니다.
유튜브의 트래픽은 80%가 미국 외의 나라에서 발생한다. 그만큼 다양성을 갖춘 플랫폼이다.
2장. 슈퍼마켓으로 간 슈퍼우먼 - 오늘날의 경쟁은 진열대가 아니라, 시청자의 시간을 두고 벌어진다.
TV,영화,출판,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대중매체에서 소수의 게이트키퍼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상황에서 인터넷이 등장했다. 인터넷은 무한한 상품진열대였다. 상품을 판매하고 싶은 사람들은 슈퍼마켓 진열대를 얻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지를 것이 아니라, 웹사이트를 열어 직접 판매하면 되었다. 자신의 노래나 쇼를 보이고 싶다면 오디션을 치르는 대신 유튜브에 올려 10억이 넘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노릴 수 있다. 더는 경쟁할 필요가 없어졌다. 자신만의 작품을 세상에 공개하고 사람들의 눈에 띄면 된다. 권력을 휘두르는 게이트키퍼도 없다.
미국인은 하루에 다섯 시간을 무언가를 시청하는 데 쓴다. 이보다 더 오랜 시간을 소비하는 건 일과 잠 뿐이다.
머잖아 자율주행차 안에서 우리는 영상을 감상하게 될 것이다. 미래는 비디오가 지배할 것이다.
3장. 너드의 힘 - 긍정적 태도와 공동의 열정을 기반으로 형성된 커뮤니티.
너드(nerd)는 컴퓨터만 아는 괴짜... 사회성이 떨어져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온라인에서만 활동하는 사람... 추종자가 따를 정도로 자신의 열정에 충실한 사람...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무언가에 푹 빠지는 사람... 의자 위에서 껑충껑충 뛰고, 너무나 좋아서 참을 수 없는 사람... 사람들이 누군가를 향해 너드라고 부를 때 보통은 '그거 좀 좋아하는구나.' 정도의 의미를 담지만, 그건 너드에 대한 모독이다. '인류의 의식이 이루어 낸 기적에 꽤나 열정을 보이는구나!' 같은 말이다.
반대를 구호로 내거는 운동의 불꽃은 쉽게 사그러들기 마련이다. 유튜브에서 성공한 커뮤니티는 한결같이 축제의 장 역할을 해 온 곳이다.
사람들은 앞으로 업로드될 영상을 놓치지 않기 위해 구독을 선택한다.
유명연예인이 운영하는 채널은 유튜브에서 입지를 다지는데 실패했다. 예컨대 마돈나는 팬들을 온라인으로 끌어 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채널이 성공하려면 일정기간 꾸준한 노력을 들여야 한다. 컨텐츠가 자주 업데이트되어야 함은 물론, 크리에이터의 친근한 이미지도 중요하다.
4장. 진정한 파란색 머리 - 진정성, 유명 인사의 개념이 변화하기 시작하는 순간.
유튜버가 되는 것은 쉽다. 첫 번째 영상을 만들어 올리고 나면 유튜버가 되는 것이다. 처음 제작한 영상은 인생을 통틀어 최악의 비디오로 남을 것이다. 목소리도 듣기 싫을 테고, 얼굴도, 전부 다... 이게 나란 인간이란 말이지...
그런데 비디오를 만들다 보면 점점 나아진다. 목소리도 듣기 좋게 조절할 줄 알고, 말하는 방법도 배우게 된다. 편집하는 방법을 어느 틈에 익히게 된다. 지금보다 멋지게 변할 필요는 없다. 나 자신의 모습을 잘 받아들이는 법만 배우면 된다.
내가 솔직해질수록 사람들이 더욱 마음을 열고 깊은 유대감을 느낀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진짜와 가짜를 따지지 않는 시청자들의 암묵적인 약속이 대중 엔터테인먼트를 지배했다. 결국 코미디,드라마,영화에서 배우들은 단지 연기를 할 뿐이었다.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현실도피지 진정성이 아니라는 믿음이 오랫동안 팽배했다.
리얼리티 쇼도 이내 리얼리티가 사라지고 말았다. 정형화되고 작위적으로 변한 쇼에서는 중요한 순간에 계산된 타이밍으로 광고가 시작됐고, 꽃잎이 휘날리는 감동의 순간이나 긴장감이 가득한 갈등의 시간에는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음악이 깔렸다.
구글 리더십팀은 온라인 영상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할리우드가 아니라 사용자들이 창작한 컨텐츠로 촉발되리라는 점을 깨달았다. 이에 구글은 2006년 16억 5천만 달러에 유튜브를 인수했다.
I love who I am.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해.
굳이 유튜브 채널에서 사회적 문제를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구독자가 단 한 명이든, 100만 명이든 관계없이 내게 중요한 이슈를 공유함으로써 어쩌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 그걸 깨닫지 못하면 기회를 낭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유튜버는 시청자의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하기 때문에 가까워질 수 밖에 없다. 물리적으로도 모니터 앞에 가까이 앉아 이야기하니까, 정말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친밀감은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반면 배우들은 자신의 배역을 연기하는 모습으로 시청자와 대면한다. 그러므로 배우의 성공은 자신의 실제모습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모습을 얼마나 감쪽같이 표현하느냐에 달려 있다. 유튜버는 정반대다. 시청자들이 유튜버의 실제모습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그 모습을 얼마나 좋아하는지에 따라 성공이 판가름난다.
유튜버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컨텐츠를 선사해야 한다. 그게 사람들이 채널을 구독하는 이유이니까. 누군가 이미 하고 있는 걸 시작한다면, 언제까지나 그 사람의 아류로 남게 될 것이다.
5장. 콘텐츠, 국경을 넘다. - 릴리 싱, 미스터 빈, K-팝, 전 세계 미디어가 한 곳에.
오늘날 한국만큼 자국의 문화수출에 헌신적으로 임하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K-팝 그룹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올림픽 선발전을 떠올리게 한다. 가수들은 공개오디션을 통과한 후 몇 년 동안이나 노래,춤,연기는 물론 외국어 공부까지 해야 한다.
기계학습 알고리즘의 적용으로 번역의 정확도가 높아지는 데 힘입어 언어가 더는 문화의 전파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지 못할 것이다.
6장.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플랫폼 - 풍자, 인종적 대표성, 온라인 영상에서 드러나는 편견.
유튜브가 초기에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TV를 통해서는 볼 수 없는 컨텐츠를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유튜브가 각본을 바탕으로 한 코미디,드라마,영화만 잔뜩 가지고 있었다면 TV와의 경쟁에서 결코 살아 남지 못했으리라. 유튜브 크레에이터들은 TV와 완벽히 다른 컨텐츠를 세상에 선보이며 자신만의 틈새시장을 형성해왔다.
유튜브는 사용자의 수요에 따라 운영되는 플랫폼인 만큼 시청자들이 다음에 어떤 동영상을 볼 것인지 계속 선택하는 시스템이다. 시청자들은 눈앞에 놓인 수많은 섬네일 가운데 한 가지를 골라야 한다.
7장. 퀼팅으로 하나의 세상을 창조하다. - 틈새가 지닌 굉장한 가능성.
유튜브의 유명 크리에이터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팬덤을 형성하고 유지해가는 능력, 진솔함과 진정성, 새롭고 다양한 관점을 세상에 제시하는 성향 등이 대표적인 예다.
제니 도안은 7명의 자녀와 22명의 손주를 둔 베이비부머 세대다. 그녀는 푸근한 매력과 유머감각으로 한 마을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다. 그녀는 미주리스타퀼트컴퍼니의 상징인 인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퀼트 전문가다.
2008년 제니 도안의 아들 알과 딸 세라는 어머니가 취미생활을 계속하길 바라는 마음과 더불어 지역 내에서 작은 사업수단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3만 6천 달러 대출을 받아 퀼트 기계를 구매했다. 작업실을 만들기 위해 2만 4천 달러를 추가로 빌려 오래된 자동차 전시장을 매입했고, 미주리스타퀼트컴퍼니를 세웠다.
제니가 퀼트 매장을 시작한 지 3주가 지나서야 첫 매출이 발생했는데, 제품을 구매한 사람은 제니의 조카였다. 얼마 후 상품이 7개나 팔린 날은 온 가족이 댄스파티를 열기도 했다. 몇 달 후 알이 어머니에게 마케팅을 제안했다. 퀼팅을 가르치는 튜토리얼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는 게 어떠냐고 했다. 알의 도움으로 제니는 온라인 영상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초기 영상들은 퀼트의 기초를 알려 주는 단순 튜토리얼 컨텐츠에 지나지 않았다. 알은 윈도 무비 메이커로 영상을 편집했다. 원단도 들여 놓았다. 첫 해에 대출금을 모두 갚았다.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본 각지의 사람들이 퀼트 가게를 방문했다. 온라인 상점도 개설했다. 다른 대륙에서도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창업한 지 3년이 되던 해 연말을 기준으로 100만 달러 매출을 넘겼다. 금융위기로 폐허가 된 동네가 2016년에는 미주리스타퀼트컴퍼니로 인해 활기에 넘쳤다. 1,800명 인구의 마을에서 미주리스타퀼트에 다니는 직원들만 400명이 넘는다.

1,200평의 창고가 부족해 2,900평 창고를 건설 중이다. 창고설계에 물류컨설턴트나 알은 경영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유튜브에 있는 아마존 영상을 보고 창고를 지었어요. 아마존 물류센터의 영상을 틀어 놓고 일시정지를 누르며 주문처리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을 필기해 나갔죠. 아, 잘난 척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영상으로 배웠어요."
알은 퀼트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고객서비스,기술,소셜마케팅기법을 접목해 나중에 뜨개질과 공예로 사업을 넓힐 계획이라고 한다.
"사양산업이던 퀼트를 정말 열심히 이끌었어요. 저희 회사는 한 분야를 굉장히 깊게 파고들어 고객에게 진정성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쉽게 성취할 수 없는 가치죠... 하지만 마케팅 도구가 없었더라면 진작 그만뒀을 겁니다. 유튜브 말고는 길이 전혀 없었어요."
제니 도안의 성공은 어떤 컨텐츠를 제작하든 누군가의 관심을 받게 된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다.
교육용 컨텐츠는 온라인 영상시장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카테고리다. 필요로 하는 정보를 즉시 충족시켜 준다는 점에서, 교육용 컨텐츠는 TV보다 인터넷의 미래가 더욱 밝다.
8. 성공은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 스타들이 365일 모든 것을 바쳐 노력해야 하는 이유.
성공적인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은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육성하는 데 전문가였다. 본 모습에 충실하고 자신의 삶을 꾸밈없이 드러냈다. 국경을 초월하는 영상을 제작해 세계 각국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자기 안에 존재하는 남과 다른 점을 수용해 오히려 개성으로 드러냈다. 이들은 무관심한 다수보다 열정적인 소수를 겨냥하는 것이 낫다는 것을 일찍이 깨닫고 자신만의 분야를 다져 나갔다.
가장 개인적이고 독창적인 특성이 가장 널리 사랑받을 수 있는 요소가 된다. → 어떤 움직임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
"유튜버로 성장하기 위해선 계획이 중요하다.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운으로 유명해질 수도 있고, 전략을 세워 채널을 키울 수도 있는데, 나는 전략을 세우는 쪽을 추천한다...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제목을 짓고, 그렇게 섬네일을 수정하는 게 좋다." - 미셸 판.
"시청자들은 누가, 어떻게 만든 컨텐츠인지에는 관심이 없다. 중서부의 아이가 스필버그보다 더 나은 걸 만들면 사람들은 그걸 볼 것이다.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면 성공할 수 있다." - 캐이시 네이스탯.
"유튜브에서 다른 누군가가 이미 하고 있는 걸 하면서 성공을 꿈꾼다면 이미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똑같은 길이 두 개나 생기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유튜브에서는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나가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성공하기 위해선 지금 보는 컨텐츠를 훨씬 뛰어넘는 독창성을 발휘해야 한다." - 캐이시 네이스탯.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유튜브에 제공해야 한다.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서 함께 컨텐츠를 만들라. 록 밴드랑 비슷하게,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모든 것을 즐겁게 해야 한다. 혼자서 하지 말라." - 타일러.
"처음에는 영상을 짧게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의 시간을 귀하게 여겨라." - 아단데.
"눈치챘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쓰는 전략이 하나 있어요. 영상이 시작되고 처음 15초 안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거나 질문을 던지는 거죠. 우린 다 인터넷 세대잖아요. 누구나 어느 정도의 주의력결핍장애를 갖고 있기 때문에, 별로 관심이 없는 영상에 15초 이상 집중하질 않아요. 거기에 5초 가량의 광고가 있잖아요? 그러니 15초에서 5초를 제하고 남은 10초 안에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아야 해요." - 아단데.
"바이럴은 조회 수가 높은 걸 말하는 게 아니라, 감기 같은 전염성을 뜻하는 것이다. 바이럴이란 놀라운 전파력을 뜻한다. 내 영상들을 유행성 독감처럼 만들고 싶다. 내 영상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타인과 공유하고 싶어지고, 그렇게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가도록..." - 아단데.
"크리에이터로 성공하기 위해선 보이지 않는 쿨함이 필요하다. 이걸 잃는 순간, 다시 속도를 붙여 채널을 키워 나가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인기가 하락하는 중요한 요인은, 바로 예측이 가능할 때다. 시청자들이 크리에이터보다 앞서 내다보게 될 때 문제가 시작된다. 시청자들에 비해 너무 앞서 나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혁신을 계속하되, 새로운 걸 시도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팬이 보스니까." - 아단데.
수많은 사람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이 목소리가 싫다거나 하는 하찮은 이유로 악성 댓글을 남기는 한두 사람보다 훨씬 의미있다. 무슨 일을 하든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세상 모든 사람이 행복해질 방법은 없다. 자신이 만든 컨텐츠에 만족하고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다.
"마케팅은 품질이 낮은 상품에 들여야 하는 비용이다." - 실리콘밸리 격언.
잘 만든 소프트웨어는 다른 도움 없이 입 소문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나온 말이다.
9장. 크리에이터의 수익은 어디서 오는가? - 디지털 시대, 창의력에 투자하기.
음악가들이 반복적인 오디오 효과를 낼 때 쓰는 루프 기능으로 영상 클립을 여러 편 덧씌워 하나의 영상을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선보였다. 한 곡에 들어가는 모든 악기와 소리를 혼자 연주한 것이다.
어떤 크리에이터가 가장 높은 성과를 보이는가? 훌륭한 커뮤니티 매니저의 자질을 갖고 있는지가 핵심이다. 그들은 팬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진정한 팬층을 확보한 아티스트, 소규모 컨텐츠 기업이 자신이 운영하는 채널을 하나의 작은 미디어 기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
유명 크리에이터들은 채널을 운영하며 벌어들이는 것 외에도 브랜드 파트너십, 상품판매, 도서출간, 투어, 미디어진출 등으로 큰 수익을 낸다.
창조산업은 미국 내 어떤 산업분야와 비교하더라도 규모와 소득에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10장. 진짜 뉴스란 무엇인가? - 뉴스 비즈니스계의 뉴 비즈니스.
떠들썩한 사건을 전 세계적으로 여러 미디어들이 다루고 있음에도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제대로 보도되지 않는 것 같다.
MTV의 공동창립자 톰 프레스턴은 케이블TV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광고로 통하는 캠페인을 제작했다. 믹 재거, 빌리 아이돌 등 스타가 등장해 청소년들에게 지금 케이블회사에 전화해 "MTV를 원해요!"라고 외치라는 내용의 광고였다. 유통채널을 확보하지 못해 생존조차 장담할 수 없었던 MTV는 하룻밤 새 미국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과거에는 진실과 허구를 구분하는 일이 무척 쉬웠으나, 이제는 이 두 가지를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처럼 되어 버렸다. 객관성을 개인의 정치관이나 신념에 대한 모욕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방송사가 ABC,MBC,CBS 단 세 곳 뿐이던 20세기에는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뉴스보도에 정치적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방송사가 영리하게 굴었던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1949년 미국연방통신위원회에서 제정한 공정성 원칙을 지켜야 했기 때문이다.
"라디오,TV 방송사는 공적 중요성을 지닌 논쟁적 사안을 다루되, 쟁점관계자들이 각자의 견해를 표현할 수 있는 기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원칙의 취지는 한정적인 진열대를 두고 방송송출 허가를 받은 것이기에 각 기관은 시청자에게 다양한 견해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FM라디오부터 케이블TV까지 매체가 점차 다양해지면서 공정성 원칙의 논리가 힘을 잃어 갔다. 시청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는 창구가 늘어난 이상 이 원칙을 방송사에만 적용해봐야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급기야 1987년 연방통신위원회가 공정성 원칙을 폐기하기에 이르렀고, 그와 함께 라디오와 케이블에서는 더욱 편향적인 프로그램들이 등장했다. 보수성향의 폭스뉴스와 진보성향의 MSNBC 등이 출현하면서 어느새 미국은 몇몇 미디어가 정당,협회,교회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유럽을 닮아 가기 시작했다.
미디어 양극화는 인터넷으로 인해 더 심화되었다. 웹 역사 이후 탄생한 89개 주요 뉴스 사이트는 대다수가 한쪽 정당에 치우친 성향을 갖고 있다.
미디어가 수익성 높은 편향적 뉴스로 이동한 것이다. 이 현상을 이끈 원동력이 돈이었던 것이다. 경제적 압력이 뉴스의 편향성을 빚어내고, 그 수위가 진실을 위협할 정도까지 변질되었다. 광기의 시대로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비즈니스로 보자면 좋은 일이다. 지금의 광기는 미디어 업계로선 금광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인도적 차원에서는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그래, 이제 우리가 나서야 할 때야. 올바른 일을 하고, 훌륭하게 완수하겠어."라고 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현 상황에서 뉴스보도 매체는 가능한 한 중립적이고 논리적인 정보를 소개해야 하고, "저건 잘못됐습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여기 바로 이게 진실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필요한 정보를 갖고 있는 유권자와 더불어 허구 속에서 진실을 가려낼 줄 아는 언론이 필요하다.
퓨리서치센터에서 발행한 2016년 언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의 언론상황은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나빴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래의 뉴스산업에서 영상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퓨리서치센터에서 미국인을 대상으로 뉴스소비성향을 조사했는데, 응답자의 46%가 시청하는 걸 좋아한다고 답했다. 35%는 읽는 것을, 17%는 듣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변했다. 많은 사람이 동영상을 선호할 뿐 아니라 영상을 볼 때 주의집중 시간이 늘어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는 곧 동영상 뉴스가 광고주에게 더욱 수익성 높은 수단이 된다는 의미다.
프라하에서 자라던 시절 가짜 뉴스는 프로파간다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서구의 삶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왜곡 전달되었다. 진실만이 해결책이다.
11장. 광고, 천덕꾸러기에서 찾아 보는 영상으로 - 광고가 다시 멋져지고 있다.
"바이스의 강점은 사람들이 본 적 없는 이상한 짓을 곧잘 벌여서 온라인과 SNS에서 굉장한 반응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 셰인.
온라인 영상문화에서는 공유,댓글이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입 소문이나 화젯거리를 만들어 주면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영상을 시청한다.
광고 컨텐츠가 점점 마케팅화된 데에는 건너뛰는 광고로 알려진 true view의 힘이 컸다. 사람들은 5초간 자동으로 재생되는 광고를 시청한 뒤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면 광고 건너뛰기(skip)를 눌렀다. 시청자들이 광고영상을 끝까지 보지 않는 한 광고주의 주머니에서는 한 푼도 나가지 않는다. 이 시스템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 광고주들은 크게 반발했다. 그러나 시청자가 언제 광고를 계속 보는지를 아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광고주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시청자를 단시간에 사로잡는 컨텐츠가 제작하고 있다.
도브의 설문조사에 위하면, 자신이 아름답다고 응답한 여성이 전 세계적으로 4% 밖에 되지 않았다.
2003년 케이시 네이스탯의 아이팟이 고장났다. 사용한지 18개월에 접어들자 배터리가 충전되지 않았다. 케이시는 새 배터리를 사러 애플스토어에 갔지만, 단순 배터리 교체는 불가능하고, 배송료를 포함해 250달러를 내고 수리를 받거나, 300~400달러를 내고 새로운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고 했다. 화가 난 케이시는 이 에피소드를 영화로 만들기로 했다.
케이시는 "교체도 안 되는 아이팟의 배터리는 수명이 18개월이다."라는 문장이 새겨진 형판을 들고 뉴욕 곳곳을 돌아다니며 아이팟 광고물 위에 대고 스프레이를 뿌려 글자를 새겼고, 이 모습을 촬영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영상이 <ipod's dirty secret>이다. 영상에는 고객센터에 전화했던 때의 통화내용이 배경음악과 함께 깔렸다. 마지막 장면에는 '배터리 없음' 경고창이 뜨는 액정 위로 '네이스탯 형제의 공익광고'라는 문구가 삽입되었다.
몇 개월 후 애플은 배터리 교체 정책을 손보고 보증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파트너가 있을 때는 실패에 대한 잘못도, 성공에 대한 공도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일 때는 모든 게 혼자만의 책임이지요, 전 그게 좋았습니다." - 케이시 나이스탯.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크리에이터들의 컨텐츠는 시청자들이 거부한다. 우리가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모험이란 논란을 기회로 바꾸는 과정이다. 유튜브의 코미디 그룹인 포르타 도스 푼도스가 어느 크리스마스 날 고객서비스가 나쁘기로 유명한 레스토랑을 풍자하는 영상을 제작했다. 스폴레토를 방문한 여성고객이 어떤 파스타를 주문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인내심 없는 종업원은 급기야 화를 참지 못하고 고객의 얼굴에 요리재료인 종려나무 순을 던지면서 빈정댄다. 여성이 울음을 터뜨리자 그는 "이런 생지옥에 밥 먹겠다고 찾아온 사람은 바로 당신이야!"라고 소리친다.
포르타 도스 푼도스는 레스토랑 업체가 질색할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기업은 오히려 이 분위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포르타에 연락해 후속편을 만들자고 한 것이다. 영상 속 직원이 해고되고 분노조절치료를 받은 후 레스토랑에 복직해 엄격한 관리 속에 일한다는 스토리다. 이어진 영상들도 신랄함과 유머로 가득했지만, 더 나은 고객서비스를 약속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12장. 스트림펑크 록 - 음반 산업의 흥망성쇠.
사람들은 스토리를 좋아한다. 저스틴 비버는 10대의 나이로 임신한 엄마와 저소득층 주거지역에 살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대중은 속죄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
어떻게 하면 청중의 눈에 띌 수 있을까? 훌륭하면 된다. 왜 주목받지 못하는가? 훌륭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서 그럴 것이다. 저스틴 비버도 제일 처음에 올렸던 영상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13장. 다음 세대의 컨텐츠 - 밀레니얼 세대를 겨우 파악했더니 이젠 Z세대가 나타났다.
"사람들은 앞으로 10분 미만의 짧은 형식으로 모바일에 최적화된 고품질의 글과 스토리텔링 컨텐츠를 즐기게 될 거라고 단언할 수 있다. 이런 컨텐츠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 제프리 카첸버그.